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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2009/02/04 02:43 by 애나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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앉아서 '가상의 유서'를 작성해본다. 내가 과연 죽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.

누군가 슬퍼하겠지라는 생각이 조금하다가 스스로 몸서리친다.

내가 일상적으로 전화하는 부모님, 친구들, 선생님 그리고 이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진다면,

그것은 얼마나 잔인하고 불행한 일일까. 그래서인지 '가상의 유서'를 쓰는 일은 더디기만 하다.

남겨둘 것은 있는가. 돌아보면 책장에는 잡서들이 가득하고, 원고지에 쓴 일기가 한쪽 구석에

처박혀 있다. 내 부모님은 자기 혐오와 자기 부정으로 가득한 결과물들을 보면서

얼마나 슬퍼하고 답답해하실까. 나의 사람들은 나와 주고 받은 편지를 다시 펼쳐봐 줄까?

이 불행의 순간, 나는 다른 가정을 해본다. 입장을 바꿔서 누군가가 나의 곁을 떠난다면

어떻게 될 것인가. 죽음은 항상 내 언저리에 있지만, 그것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오기 마련인데

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.

그래서 이 영화는 유보의 시간, 유보의 길인가? 영화를 보는 내내,

주인공의 울분과 아픔과 인생에 대한 절망감이 느껴진다. 무력한 공권력에 대한 혐오와

그보다 더 무력한 자기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용서할 수 있는 것인가. 나는 원수를 찾고 싶다.

그리고 원수에게 그에 걸맞는 죄값을 안겨줄테다. 그 죽음이 온당하기보다 공평하길 바란다.

막상 원수를 찾아서 총부리를 겨누고, 이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데‥‥ 당겨야 하는데‥‥

결국 이자도 소심한데다 이기적이고 자기 혐오에 빠진 더러운 인간 아닌가. 지독한 인간.

그래 차라리 네가 이 자리에서 죽는 것보다, 앞으로 더 살아서 네 자식보다 훨씬 긴 인생을

기어코 살아서 생의 아픔, 슬픔, 괴로움, 쓴맛, 신맛 전부 맛 볼 수 있는 만큼 다 맛보고 늙어가길.

그게 가장 잔인한 복수가 될 테니까.


*마지막의 저주는 김광규 시인의 시집에서 인용했으나, 시집이 손에 없어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다.
**위 사진의 출처 : http://blog.naver.com/martinyup

2009/02/04 02:43 2009/02/04 02:4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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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(영화) 리저베이션 로드 finished.

    : navisphere.net/ Flatsphere 2009/02/10 01:48 삭제하기

    "내 아들이 죽었는데, 고작 10년이라고요?"라고 외치는 아버지의 마음은 누구나 십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. 말못하는 동물에게조차도 적용되는 종족번식의 본능의 결과물, 자신의 피붙이 죽는 일은 누구에게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일 것입니다. 동물적 자연상태라면 그냥 물어뜯어버리면 될 것을, 사회라는 장치로 인해서 그 복수는 사회에 미뤄지게 됩니다. 현대 개인이 사회로부터 보호받는 장치인 법은 매우 물질적인 처벌을 가하곤 하지만, 문화/도덕적인 죄의 가치는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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